2015년 9월 27일 일요일

바르셀로나 페어쿱 방문기(2/2)

Sabastian과의 인터뷰

다음날 11시 다시 아우레아 소시알에서 Ale씨와 약속된 Sabastian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만났습니다. 이분은 지방에 사는 분인데 페어쿱의 IT파트에 있고, Ale씨와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페어코인의 기회을 작업중입니다. 그래픽디자인도 했었다는데, 페어쿱의 동영상설명자료는 이분손을 거쳤답니다. 일정이 있어 바르셀로나를 방문했다 마침 저와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마침 휴일로(카탈로니아의 날) 사무실을 열지 않아 옥상 휴게실로 올라가 얘기를 진행했습니다.
아우레아 소시알 옥상공간. 주변 아파트에 둘러쌓여있는데,
여기저기 보이는 정원은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관리된다고 한다.


포스에서 풍기듯 Sebastian씨는 뮤지션도 했었고,
언급하겠지만 전형적인 아나키스트활동을 하고 있다.
전체적인 페어코인과 파생서비스에 대해 설명으로 얘기를 시작하였습니다. 페어코인을 어떻게 환전을 하는지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사용 서비스인 funding, 저축, 펀딩 등 Ale씨와는 다른 각도에 서  설명을 했는데...  (설명자료를 요청했는데 아직 못받아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추가합니다.)

이중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블록체인 기반의 smart contract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유일성을 보장하며 중복문제를 대규모 DB를 사용하지 않고도 P2P 암호화기법으로 해결할 수있는 블록체인Blockchain기술을 계약시스템에 도입한다는 것인데, 우리쪽에서 논의 중인 블록체인기반의 공증과 비슷한 형상인 것 같습니다. smart contract라는 계약시스템은 유일성보장이나 계약룰 뿐만 아니라 여러 계약에 필요한 자료보관도 필요한데, 데이터 사이즈가 커서 블록체인만으로는 해결이 되지가 않는데 이에 대한 보완으로 빅데이터에 사용하는 분산DB인 no sql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 페어코인에서 도입고려중인 No Sql 종류
 - couchDB --> JSON 배열형 자료. 일반적인 자료
 - riak          --> Binary 바이너리자료. 이미지같은 큰 사이즈의 자료
 - neo4J       --> graph  관계형 자료에 대한 그래픽 처리(예를 들어, SNS인물관계도같은 연결선이 표현되는 그래픽)

Girona에서 하는 활동과 아나키스트 이야기

페어코인 이후의 대화는 카탈로니아와 아나키스트로 옮겨갔습니다. 이분는 프랑스 국경가까운 Girona라는 지역에 살고 있는데, 지금 그곳에서 하고있는 일로 얘기가 넘어갔습니다. 뮤지션으로서 활동 등 개인적인 이력을 얘기하다 지금 사는 지역에서의 활동을 얘기했습니다. 
 사는 지역을 모든 경제, 일반 생활을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자치공동체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교육부터 자체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으로 언급한걸로 기억합니다. 중앙정부의 도움이나 간섭을 받지 않는 의료, 경제활동 등이 가능한 50~100가구 정도의 자치공동체... (왠지 유교의 향촌자치, 미국 히피 공동체가 생각나긴 하지만..) 
 왜 그런 활동을 하냐고 하니, 카탈로니아의 (빠질수없는) 반 마드리드 분위기. 멀리는 아라곤왕국에 침략당했고, 그로인한 생기게된 아나키스트 분위기.. 그후 스페인내전을 통해 다시 프랑코 국민군에 점령당한 역사. 스페인내전중 같은 공화파내에서도 소련에서 파견된 공산당한테도 아나키스트들은 학살을 당했던 이야기를 제게 했습니다. 이 얘기들을 Sebastian씨는 좀 감정이입된 상태에서 얘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아나키스트들은 당하지만 않았습니다. 파시스트, 레닌주의자 아나키스트들은 서로 죽였습니다. 헤밍웨이에서 아나키스트들이 좀더 무능력하게 그려졌던 기억이 나지만...) 

좌파라고 모두 동지는 아닙니다. 레닌주의자들은 일국 공산당체제를 따라서 소련을 건립했고, 당의 지령을 받아 움직이는걸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국제연대를 통한 공산화를 주장한 트로츠키주의자나 아나키스트들은 지령을 받는다는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공산당(레닌주의자)들에게는 이건 적대적요소로 제거해야될 대상으로 보였습니다.그리서 좌파간에 학살이 일어났습니다.



Sabastian씨와 인터뷰 하루전은 마침 카탈로니아의 날
작년 이무렵 카탈로니아 독립투표에서 절반가까운 40여%가 지지했고,
올해 할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거의 80%가 지지한다고 합니다.



 역사적으로 카탈로니아는 중앙정부의 간섭을 벗어나려고 하고 그 해법을 (경제위기이전에도) 아나키스트문화에 뿌리를 둔 자치공동체를 지향하게 됩니다. 그런 문화적 뿌리에서 페어코인, 페어쿱, CIC 등 한단계 발전된 방향성이 지금이 반신자유주의 운동인  커먼스, 자치공동체등과 맞물리게 됩니다.

 이런 류의 얘기는 제가 하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런 관계가 있습니다. 

** 다음은 Sebastian씨가 언급한 아나키스트의 역사에 관한 키워드입니다. 관점의 차이에서 딱히 우리와는 관련이 없으나 존중의 뜻으로 언급합니다.
- Francesc Ferrer i Guardia (최초의 스페인 아나키스트)에서 시작한 아나키스트의 역사는 깊습니다.그의 아나키스트 19세기 활동은 그후 CNT/AIT (Confederacion Nacional del Trabajo 전국노동자연합)라는 아나키스트 좌파연대의 역사로 이어집니다.
- Vivir la utopia는 1997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Juan Gemero감독이 제작했고, 스페인 내전에 관한 영화로 스페인내전을 아는데 추천영화입니다.
- Zapatista Army of National Lbieration EZLN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 멕시코의 무장혁명단체이고 반신자유주의적, 원주민을 위한 농업개역을 얘기합니다. 카탈로니아의 아나키스트와는 자치주의라는 주장으로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Sebastian씨와의 대화는 이분의 다른 일정때문에 급마무리했고,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연락하겠다고 했는데 아직 요청한 자료를 안주는 군요.ㅠㅠ

페어쿱에서 본 바르셀로나

이후 Anna씨와 시간을 내어 바르셀로나와 페어쿱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Anna씨는 Enric씨의 부탁으로 초기 페어쿱에 합류하고 활동중입니다. 다양한 이력의 사람들이 페어쿱에 합류했는데 대부분 페어쿱이전에도 이 '바닥'에 있던 사람들이고, Anna씨의 경우도 그래픽도 하며 이 바닥에 어느정도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아나키스트라는 유산을 자부심을 갖고 활동을 해왔습니다.
 페어쿱 활동가들은 다들 그리 넉넉치 못합니다. 예를 들어 아우레아 소시알의 관리자 Miguel씨는 아르헨티나 경제위기때 스페인으로 넘어왔다 페어쿱에 합류한 후 거기에 상주하며 관리인을 맡고 있습니다. 몇몇은 임대주택지원을 받고 살고 있고, 페어쿱에서 많지 않은 급료를 주기도 하나 대부분 투잡으로 활동합니다. 관광지 바르셀로나답게 AirB&B서비스를 통한 숙박비수입도 그런 투잡중에 하나입니다. 아직껏 그런이유로 페어쿱은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듯하나 일반 회사에서 급료를 받고 업무를 하는것과는 아무래도 효율성차이는 큽니다.

 바르셀로나는 사람들이 항상 밝고 유쾌하고 유럽에서 가장 햇빛이 밝은(그렇다고 하네요.) 행복한 도시이지만, 현지인의 시각으로는 그보다는 Dark한 일면을 보게됩니다. 
 제가 카탈로니아 전체가 거대한 아나키스트 좌파의 소굴처럼 묘사했지만 당연히 그렇지는 않고, 항상 30,40%의 우파, 비슷한 정도의 좌파가 있습니다. 아나키스트의 성지같은 바르셀로나만 하더라도 절반정도는 외지인이고, 시는 그동안 우파가 장악해오다 최근 Ada Colau라는 좌파시장(그것도  Enric과는 친구일정도의 좌파)이 당선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놀라운  사건이었다고.. 프랑코정권의 그늘은 생각보다 오래갑니다.

 바르셀로나 전역에 특히, 아나키스트들이 살던 골목의 많은 기념품코너에 달리의 흘러내리는 시계를 흔히 볼수 있는데, 달리는 파시스트입니다.

그동안의 활동도 녹록치 않았는데, 이전 정권은 페어쿱같은 활동에 적대적이었다고 합니다. (페어쿱의 유명세도 이런덴 별 의미없는듯하네요.) 페어코인개발자인 Amir Taaki씨는 dark wallet 를 개발중인데 경찰의 추적도 있었고(이 부분은 좀더 dark한 부분이라 생략합니다), 자본가와 정권의 결탁도 우리만큼 있어서 관광지구로 유명한 고딕지구의 빈민아파트를 몰아내어 상업화하려는 시도도 많답니다. 그러다 충돌로 그 빈민중 몇명이 죽기도 했답니다.

dark wallet : 암호화화폐의 일종으로 완벽한 개인정보가 보장되는 거래수단.
고딕지구Gothic quarter: 그냥 람블레스거리Les Rambles라고 하기도 하는데 카탈로니아 광장과 시우타델라공원 Parc de la Ciutadella사이의 구역으로 가장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중세도시 구역. 서울의 북촌, 인사동, 명동 정도 구역이라고 보면 될듯합니다.


마리나 근처의 마드리드정부의 군대가 쓰던 16,17세기고풍스럽고 아름다운 건물.
바르셀로나 시민들에게는 총독부의 이미지를 갖습니다.


바르셀로나의 인사동인 람블레스거리와 시우타데야공원사이 고딕구역Gothic quarter
내 한 광장에 있는,  카탈로니아는 아라곤등에 의해 침략을 당했을 때,
 싸우다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탑.

같은 고딕구역내에서 빈민지역공동체가 관리하는 텃밭
이 지역은 일종의 구룡마을로, 신임시장이전 우파정권때
철거문제때문에 몇명이 경찰에 (사고로) 죽기도 했다고 합니다.

고딕구역내 피카소미술관으로 가는 이 중세골목은
스페인내전전후 수많은 아나키스트들이 활동하던 거리입니다.
무려 조지오웰도 이 동네에 살았습니다.
시장의 등장

현 시장 Ada Colau의 당선은 일대 사건이었습니다. 스페인의 유구한 좌파역사에서 바르셀로나 시장이 그동안 우파였다는게 저로서는 신기하기도 한데, 일단 남유럽경제위기, 반자본주의분위기, 그리스시리자 등장과 같은 흐름을 타서 일어난 상황입니다. 좀 독선적이고 급진적인 시장은 많은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Enric씨가 Robin the bank라는 사건을 일으킨 후 체포되었다 보석금 석방후 잠적했는데, 페어쿱활동으로 언론상에는 나타나지만, 경찰은 이 금융범죄자에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임시장의 입김때문일거라는...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신임시장 관광정책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급진적이고 독선적인 신임시장은 바르셀로나의 관광산업을 과도하다고 보고 억제하려고 합니다. 그중 하나의 조치로 AirBnB 쿼터제, 제한된 기간만 숙박서비스를 할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합니다. 그외에도 또다른 관광업에대한 정책이 나올텐데, 관광에서 수익을 얻는 시민비중이 높은데 이들과 얼마나 타협을 이룰지가 궁금합니다.제조업비중만 높인다면 괜찮은 방향이라 생각합니다.

아우레아 소시알의 경우도 바르셀로나 은행들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리고 시장과  Enric씨는 친구라고도 하니 페어쿱은 이제 유리한 환경을 타게 되었습니다. 페어쿱의 이 활동가들은 힘들지만 옳은 방향으로 하고 있다는 믿음이 있고, 그들에게 필요한 상황이 전개되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이 기대가 됩니다.

이 글을 급마무리하고 있는 지금 뉴스가 "스페인 카탈루냐주 지방의회 선거 개표 결과"로 분리독립파가 선거에서 과반을 넘겼다네요. 물론 이런다고 기술적으로 분리독립이 되는건 아니랍니다. 퀘벡주 같은 케이스인거죠. 

이때도 심상치가 않더니만..


카탈로니아의 날. 이 양반들 카탈로니아 깃발 두르고 새벽까지 돌아댕깁니다.
바르셀로나의 밤은 길다라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마무리, 다음을 모색

이런것들을 보며 이렇게 4박5일간의 일정을 끝냈습니다. 이것저것 제대로 하지도 못한 체 빠르게 시간이 지나갔고, 이번 여행도 가기전에 생각했던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고, 가기전에 목적했던 것은 거의 못이루었습니다.
 예상했던 페어코인개발팀에 대한 경험은 없었고, 카탈로니아 현지 조합에 대한 방문은 (언제일지 모르지만) 다음 기회로 넘깁니다.

페어쿱과의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한국 P2P 재단측에 넘기며^^;  저는 엉성한 방문기를 보완할, 페어코인이나 페어쿱에 대한 설명을 시간되는데로 추가하려고 합니다. 

제가 경험한것은 저만의 시각으로 본 편협된 것이라서 관심있는 누군가가 다시 경험해보고 좋은 경험담을 남기기를 바랍니다.

PS> 여행 참고: 바르셀로나여행갈 때 많이 찾는 부케리아 시장은 100% 관광객들만 찾는 곳입니다. 관광을 가서 즐기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여행을 가는 목적이면 절대 가지말것을 권장합니다.


참고:
http://p2pfoundation.net/FairCoop
https://fair.coop/
http://bollier.org/blog/excellent-profile-enric-duran-and-catalan-integral-cooperative
http://bollier.org/blog/faircoin-first-global-commons-currency
https://en.wikipedia.org/wiki/Enric_Du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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